“철도 폐선부지에 강릉도심공원 조성 추진, 복선전철 도심구간공사에 따른 집단민원 산재”
현재 강릉 원주간 복선전철의 강릉도심구간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강릉시는 복선전철 공사로 확보되는 지상철로 폐선부지와 강릉역 주변 유후부지를 활용한 도심공원을 추진 중이다. 본지가 강릉도심구간의 철도공사로 인한 주민들의 집단민원과 기존의 철도부지를 활용한 강릉시 발전전략 등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 주>
지난 15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원주 강릉간 복선전철 노선 중 강릉도심구간에 대한 공사에 착공했다. 강릉시는 이 도심노선 9.8㎞ 구간 중 지하로 건설되는 2.6㎞의 도심구간에 확보되는 지상부 토지 5만여㎡와 강릉역 주변의 13만2천㎡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벤치마킹한 도심공원을 구상 중이다.
현재 강릉 시가지 폐철도 지상부 토지활용 방안은 국토교통부의 국토환경 디자인 시범사업에 선정돼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며, 용역기관인 한국도시설계학회에서 두 차례에 걸친 주민공청회와 사업계획수립을 위한 주민설문조사를 마친 상태다. 오는 10월말경 최종확정될 이 마스터플랜이 국토부의 승인을 거치면 내년 초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본격 사업 추진을 위한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한편, 강릉시가 추진 중인 강릉역 주변 유휴부지를 활용한 개발사업은 현재 구상단계이며 확정된 건 아니다. 이 사업 추진에는 토지소유주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합의가 전제돼야 하지만 아직 강릉시와 철도공단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기 전이어서 다소 가변적이다.
<강릉 도심공원, 어떻게 조성되나.>
폐선 철도부지를 활용한 강릉도심공원 마스터플랜을 용역 중인 한국도시설계학회측의 기본 구상에 따르면, 강릉도심 철도 지하화 구간은 ▶강릉역 주변 구간 ▶말나눔터공원에서 남대천까지의 구간 ▶남대천 철교 구간 ▶터널 구간 ▶교차로 정리구간 등 5개 권역으로 구분해 각 구간의 주변 조건을 감안한 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때에 임당사거리의 말나눔터 공원에서 남대천까지의 구간은 기존의 중앙시장,·임당시장, 금학시장 등의 풍물시장을 정비해 쇼핑과 휴식,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녹지공간으로 조성하고, 남대천 철교는 20세기 산업유산이라는 점에서 보존 후 보도교 등의 역할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강릉역 주변 부지에 대한 강릉시의 개발구상은 신역사를 강릉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도록 건축하고, 역광장은 기차와 버스, 택시, 자전거 등의 환승 기능이 원활하도록 조성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강릉시가 관광도시이며, 2018동계올림픽 개최도시라는 점에서 이에 걸맞는 문화시설과 특급미니호텔, 식물원, 스케이트장, 전시관 등의 부대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또한 신역사 주변을 주거와 근린생활 시설, 비즈니스 등의 복합용도 지구가 조성되도록 유도하고, 향후 도시구조 변화에 대비한 상업지구 개발과 도시공원 조성 방안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도심구간 지하화 공사를 따른 민원 해결 시급 >
강릉 시가지 2.6㎞ 구간의 지하화 건설이 확정되면서 금학시장과 임당상가 등 풍물시장은 철로구간 공사를 위해 일단 철거되었다가 철로공사가 준공되는 2017년 12월 이후에 재입점하게 된다. 당초 강릉시는 3년여간의 철도공사 기간 중 철거상가 상인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임시상가 마련을 약속했지만 상가철거가 임박한 현재까지 마땅한 임시상가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상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애초 강릉시가 물색해 온 대체부지는 동부시장 주차장, 옛 동부고속 터미널 부지, 택시부 광장과 인접한 유료주차장, 옥천동 번개시장 인접부지 등이었다. 하지만 해당부지의 소유주들마다 개발계획 등의 이유를 들어 부지임대를 거절하면서 임시상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엔 남대천 고수부지가 대체부지로 물망에 올랐지만 남대천 고수부지의 경우 홍수에 의한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쓰레기와 소음문제 등을 이유로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상인들은 풍물시장이 철거되기 전까지 임시상가 대체부지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후 임시상가 마련은 백지화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상인들의 우려에 대해 강릉시는 풍물시장 철거전까지 부지 확보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시장철거 후에도 대체부지 물색은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상가철거에 따른 보상 규모도 문제>
풍물시장의 영업보상비는 철도공사 준공 후 재입점할 상인들과 재입점을 포기하는 상인들에 대한 보상기준이 다르다. 재입점할 상인들에게는 점포당 최고 5백만원의 영업보상비가 주어지고, 재입점을 포기하는 상인들에게는 최고 천오백만원 정도가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약15억원 규모가 될 영업보상비의 재원은 강릉도심구간 철도공사비 중 강릉시가 분담하는 400억원에서 지출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사실 현재 풍물시장의 대다수 상인들은 시장 조성 당시 최초의 점포주에게 수천만원대의 권리금을 건네고 점포를 인수한 경우여서 현재 강릉시가 책정한 영업보상 감정평가액을 흔쾌히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상인들은 강릉시가 약속해 온 임시상가 마련이 끝내 백지화될 경우 3년 후 재입점 때까지 고작 5백만원의 영업보상비로는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재입점 때까지 강릉시가 공공근로 일자리 주선 등 생계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철도공단의 느닷없는 철도부지 점용료 부과 >
강릉 풍물시장은 임당상가의 52개 점포와 금학시장 먹거리골목의 69개 점포로 형성된 전통시장이다. 최근 강릉도심구간 철도공사로 인해 시장 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철도시설공단이 풍물시장의 모든 점포에 적게는 10만원대부터 많게는 2백만원까지의 철도부지 무단점용 변상금을 부과하고 나서 상인들이 당황하고 있다.
철도공단측은 변상금 부과 배경에 대해 도심구간철로설계 과정에서 풍물시장이 철도부지를 수십년째 무단점용한 사실이 확인돼 관련법에 의해 최근 5년간 사용을 소급 적용해 변상금을 부과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때에 점포별 변상금은 점포부지의 공시지가와 점포면적을 기준해 산출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갑작스러운 변상금 부과에 황당해하면서도 변상금 납부를 거절할 경우 재입점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철도공단의 강경한 입장에 눌려 항의조차 못하고 냉가슴을 앓고 있다.
<월호평동 집단민원도 공사 걸림돌>
원주 강릉간 복선전철 노선 중 강릉도심구간과 동해선 구간 공사로 인해 마을 전체 50여 가구 중 40여 가구가 철도 삼각선 안에 갇히게 될 처지에 놓인 강릉 월호평동 주민들의 민원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주민들은 마을이 고립되고 양분되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릉도심구간 공사에 착수한 것에 항의하며 공사반대 시위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다.
주민들은 철도공단과 강릉시가 공사착공 전 마을 고립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협의에서 그 무엇하나 진척된 게 없다며 당초 주민들의 요청대로 마을을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강릉시와 철도시설공단측이 계획 중인 마을발전을 위한 용역이 실효성과 진정성을 가지려면 용역 실시에 앞서 주민들과 투자규모를 먼저 협의해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월호평동 집단민원에 대해 강릉시와 철도공단 강원본부는 대책회의에서 용역을 실시한 후 허용된 사업비의 범위 내에서 마을발전을 위한 사업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투자규모에 대해서는 마을의 기대치에는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미리 전제해 당분간은 주민과 강릉시, 한국철도시설공단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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